인생, 문학 그리고 나의노래

서로에게 의미있는 꽃이 되는 세상

좋은 나팔 2010. 5. 26. 18:53

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