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꽃 “군자란”
올해도 변함없이 “군자란”이 피었다.
이제 생각해보니 군자란이 어머니 닮은걸 잊고 지낸 것 같다.
지난 겨울동안 베란다 기온이 몹시 차가웠는데도 아랑곳않고
촘촘한 잎 사이에 백옥의 봉오리들을 감추었다가 연녹색의
꽃대를 쭉 내밀어 고고한 자태를 뽐낸다.
그리고 봉오리들이 분홍색 빛으로 진해지면서 일제히 활짝
피어오른다.
어머님이 떠나시기 전에 손주 집에 분양해준 한 그루의
군자란이 우리집 보다 더 일찍 피어 어머니 뵈온 것 처럼
반가웠다. 떠나시고 난 후에 우리 집 꽃마저 피어나기를
잊어버렸나 했는데, 좀 늦었지만 여섯 그루 중 다섯 그루에서
꽃을 볼 수 있게 되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그 때처럼 크고 화려함은 덜하지만...,
그래도 아무 말씀도 하지 못하고 떠나신
어머니를 다시 만나는 것 같아 나의 가슴은 벅차오른다.
<2010~12에 우리집 베란다에서 꽃피운 군자란 모습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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