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백양나무(버드나무과)는 키가 큰 낙엽수로서 잎 뒷면이 흰색을 띠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인 것
같은데 사시나무와 이와 잡종인 은사시나무와 함께 바람이 불면 그 잎들이 파르르 잘 떱니다.
어렸을 때 잘못을 빌며 떠는 사람을 보고 사시나무가 어찌 생겼는지는 몰라도 그 사람을 보고 어지간히
잘 떠는 나무일 것이라는 생각을 한적이 있습니다.
프라타너스(버즘나무, plane tree)는 가로수 등으로 심어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주는 나무인데, 커다란
잎이 낙엽되어 쌓이면 청소에 부담되긴 하지만 그걸 태우다 보면 깊어가는 가을을 느낄 수 있지요.
중학교 시절 정문에 서 있던 우람한 그 나무에 위압감을 느낀 적도 있지만 서쪽 운동장 가에 밑에서 부터
위까지 움푹하게 골이 파인 나무들에선 6.25전쟁 폭격 때 입은 화상으로 우리 민족의 상처와도 같아
애잔한 마음이었는데, 아직도 북쪽에는 이성적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이상한 정치체제로 인하여 갖은
불행과 고초를겪고 있는 그쪽 동포들과 우리의 현실적 비애를 느끼게하는군요.
<이제 싹을 틔운 은백양과 프라타너스 나무들, 큰잎과 낙엽도 담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