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부모의 어린 손님들(2)
세월은 쏘아논 화살인가, 시속으로 따지면, 내 나이와 같은 육십몇 마일로 달려가는 것 같습니다. 어린 손님들을 맞은지 9개월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바쁜 일정을 보냈나 봅니다. 이제는 막둥이 손자가 아침 어린이 집에 가기 전에 옷입히려면 할아버지와 장난치자고 냅다 안방으로 내빼고, 손녀 유리공주는 내 마음을 읽는데 "밥먹을 때 자세는 어떻게 해야하지?"라고 물으면 "티브이 보면서, 책 읽으면서 밥먹지" 등으로 기대하는 대답이 아닌 엉뚱한 말로 궁지를 빠져나갈 정도로 컸습니다.
어짜피 닥친 손주돌보기를 인생 후반기의 해야할 사명(미션)으로 삼자고 시작한 일이지만 쉬운 일이 아닌걸 절감합니다. 우리와 함께하는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 아이들의 언행을 어떻게 이끌어주어야 하는지, 밥을 잘 먹게 하는 일이 가장 어렵다는 것, 혼자서 잘 놀 수 있게 하는 방법은? 또한 TV 프로의 "어린이 시간"이 얼마나 유용하고 소중한지도 깨달았고, 함께 보며 이야기 하는 일도 필요하고요,
그리고 아이의 눈높이에 맞추어야 하는 일과 내 욕심을 자제하고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는 것 등을 두어권의 선배, 전문가들이 쓴 책을 읽으며 절감하기도 했습니다. 아이와 정겹게 지내다가도 제 부모가 오면 우리는 개털이된다는 것도, 그래서 왜 선배들이 책에서 아이들에게 올인하지 말라고 이야기 했는지, 그들은 결국 머물다 떠나갈 손님들이란 것을...
아래의 사진들은 지난 8월 초에 간신히 아들 부부의 일정에 맞추어 손주들 보지 않아도 되는 기회를 만들어 저희 부부가 호주에 며칠 다녀와서 올린 추억의 사진 몇 장입니다.
< 황금해안, 어느 개인 별장, 캥거루와 코알라, 공원의 아름드리 나무, 오페라하우스 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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