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3. 2. 00:40

못이룰 꿈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

모란이 피기까지는

김 영 랑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테요

5월 어느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 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 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내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 그냥 안 올줄 알면서도 마음을 비운채로 또다시 모란이 피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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